어? 이게 뭐죠? 묘비네요. 이 묘비는 누구의 묘비일까요? 바로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수학자 디오판토스의 묘비입니다. 디오판토스는 삼세기 후반 알렉산드리아에서 활약했던 그리스의 수학자로, 대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입니다. 그가 집필한 산수론은 아라비아어로 번역되어 그리스의 여러 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후에 유럽에도 전파되어 대수학의 발달에 공헌했습니다. 그럼 다시 디오판토스의 묘비로 돌아와볼게요. 묘비에 쓰인 말을 해석해볼까요?
디오판토스는 일생의 육분의 일을 어린이로 지냈고, 일생의 십이분의 일은 젊은이로 살았으며, 다시 일생의 칠분의 일을 지나서 결혼했다. 결혼한 뒤 오년 만에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은 아버지의 일생의 반밖에 살지 못했다. 아들이 죽고 슬픔에 빠진 그는, 사년 뒤 일생을 마쳤노라. 묘비에 쓰인 말입니다. 디오판토스의 출생과 사망의 연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묘비 속 수수께끼를 해결하면 몇 살에 생을 마감하셨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디오판토스의 나이 한 번 알아볼까요?
앗차차! 이걸 말 안했네요~~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디오판토스 시대에는 수학식을 문자나 기호를 사용하여 나타내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면 그들은 디오판토스의 나이를 알 수 있었을까요? 고대 그리스 수학자가 되어 디오판토스의 나이를 구해봅시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디오판토스의 일생이기 때문에 디오판토스의 일생을 일이라고 둡니다. 일생이 일인데 일생의 육분의 일을 어린이로 지냈고
일생의 십이분의 일은 젊은이로 다시 일생의 칠분의 일이 지나서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산 세월이 디오판토스의 일생의 반이니까 이분의 일
그럼 지금까지 소요된 일생의 비율을 모두 더해봅시다. 육분의 일 더하기 십이분의 일 더하기 칠분의 일 더하기 이분의 일을 구하면 이십팔분의 이십오가 나오네요
디오판토스의 일생을 1이라고 했으니까 어린이 시절, 젊은이 시절, 결혼한 것, 아들의 삶 등 지금까지의 사건들을 모두 더한 값인 이십팔분의 이십오를 일에서 빼면 이십팔분의 삼이 나옵니다. 그런데 결혼한 뒤 오년 만에 아들을 낳았고, 아들이 죽은 후 사년 뒤에 생을 마감했다고 써있으니까
어린이 시절, 젊은이 시절, 결혼한 것, 아들의 삶을 뺀 남은 일생 부분은 오 더하기 사인 구년이 됩니다.
그러면 일생의 이십팔분의 삼이 구년이 되는 것이죠. 그럼 이십팔분의 삼에 어떤 수를 곱해야 구가 나오는지 생각해볼까요? 이것을 구하기 위해 분모와 분자에 똑같이 적당한 수를 곱해봅시다. 먼저, 분자인 삼을 구로 만들어주기 위해 분모와 분자에 어떤 수를 곱해야할까요? 그렇죠. 분모와 분자에 똑같이 삼을 곱해주면 되겠죠?
그러면 팔십사분의 구가 되네요~ 그러면 팔십사분의 구에 어떤 수를 곱하면 구가 될까요?
그렇죠. 팔십사를 곱하면 되겠죠? 그렇다면 디오판투스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그렇죠. 여든 네 살이죠~ 고대 그리스 방식으로 디오판토스의 나이를 구해보았네요.
그런데 여러분 어때요? 뭔가 어색하지 않나요?
아~~문자가 사용되지 않아서 어색하다구요? 문자를 사용해서 디오판투스의 나이를 구하면 더 간단할 것 같다구요? 맞아요~문자를 사용하면 보다 간편하게 방정식을 세워 디오판투스의 나이를 구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수학식을 풀 때 언제부터 문자를 사용했을까요? 누가 처음 사용했을까요? 방정식의 역사에 대해 한 번 알아볼까요? 고대 이집트 시대에는 수학 기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수학 문제를 글로만 표현했다고 해요. 고대 중국의 수학책에서도 수학 문자나 기호를 찾아볼 수 없더라구요. 그런데 먼저 처음 말 대신 기호를 사용한 수학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디오판토스인데요.
그는 수학식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기호로 표현하여 수학식을 더욱 간단히 나타냈다고 해요! 그 후에도 수학식을 기호로 간단히 나타내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되었다고 해요.
십육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비에타는 어떤 수의 세제곱을 에이씨, 어떤 수의 제곱을 에이큐 라는 문자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영국의 수학자 해리엇의 표기법은 더 간단해졌는데요. 어떤 수의 세제곱을 에이에이에이, 어떤 수의 제곱을 에이에이로 표현했습니다. 복잡한 식의 표현을 더욱 간단히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지금의 방정식에는 왜 미지수 엑스를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전해져오는 소문 하나 들려드릴까요?
엑스라는 기호를 처음 사용한 수학자는 프랑스의 수학자 데카르트입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남긴 수학자이죠.
데카르트는 수학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구하고자 하는 어떤 수를 표현하기 가장 좋은 표현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을 인쇄소 직원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직원은 데카르트에게 프랑스어에 엑스가 잘 사용되지 않으니 엑스를 사용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데카르트는 미지수 엑스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소문이 있어요. 참 신기하죠?
이렇게 디오판토스 묘비와 방정식의 역사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디오판토스가 생전에 혹시 미지수 엑스의 존재를 알았다면 묘비에는 어떤 수수께끼가 적혀있을까요? 생각해보며 오늘 이야기 마치겠습니다.